올해 노벨평화상, 전쟁 성범죄 맞선 의사·여성에게
성폭력 피해자 치료해온 콩고민주공 의사 드니 무퀘게
IS 성노예 생존자이자 야지드 인권운동가 나디아 무라드
‘전쟁 무기로서의 성폭력 근절을 위한 노력’에 수상자 선정
올해 노벨평화상은 분쟁지역에서 성폭력 근절 운동을 펼친 콩고민주공화국 의사 드니 무퀘게(63)와 이라크의 소수민족인 야지디족 인권운동가 나디아 무라드(25)에게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5일 “전쟁과 분쟁의 무기로서의 성폭력 사용을 근절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인정해 두 사람에게 2018년 노벨평화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무퀘게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성폭력 희생자들을 치료해온 산부인사 의사다. 무라드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성노예를 경험한 인권운동가다. 노벨위원회는 “두 사람은 전쟁범죄에 관심을 기울이게 하고 그것과 싸우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무퀘게는 콩고민주공화국의 동부 도시 부카부에서 병원을 개설해 내전 성폭력 피해자들을 치료해왔다. 1999년에 문을 연 이 병원은 매해 수천명의 성폭력 피해 여성을 수용해 치료했다. 노벨위원회는 그에 대해 “전쟁과 분쟁에서 성폭력을 종식하려는 국내적, 국제적 차원의 투쟁에서 가장 최고의 상징”이라고 했다.
무라드는 2014년 이슬람국가가 이라크 모술을 점령할 때 성노예로 붙잡혀 3개월간 성폭행을 당했다. 그는 이런 상처를 딛고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에 의해 성노예로 붙잡혀온 야지디족 여성들을 위한 인권운동을 벌였다. 아직도 실종중이거나 이슬람국가에 붙잡혀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3천여명의 야지디족을 위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친구 라미아 하지 바샤르와 함께 2016년 유럽연합의 사하로프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노벨위원회는 무라드가 이슬람국가에 의해 자행된 성폭력의 희생자로 “자신의 고통을 이야기하는 비상한 용기”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인류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은 전쟁의 무기로서 이용되고 있다. 그들은 보호돼야 하며, 가해자들은 그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고 처벌받아야 한다”는 게 수상자 선정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가장 많은 후보(개인 216명, 단체 115곳)가 심사를 받았다.
정의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