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혁신한다’고 말하면, 기존의 문제를 해결한다거나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풀어 냈을 때를 칭한다.
그래서 ‘혁신적'이라는 형용사는 '해결책'과 같은 명사와 함께 쓰인다.
세상의 문제가 만연하면 할수록 문제의 해결에 대한 바람이 생기고, 덩달아 혁신을 원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열망이 커지면 커질수록 열망만큼 욕망도 커지게 마련이다. 그때 가짜가 고개를 든다.
그 가짜 혁신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속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다른 혁신가의 의지를 꺾는다.
여기 가짜 혁신이라 부를 수 있는 3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1. 혁신을 빙자한 사기극 공중버스
한 번에 1,400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 버스, 꽉 막힌 도로 위로 평균 시속 60km로 운행, 태양광을 활용한 친환경 운송 수단, 제조원가는 지하철의 20%에 불과, 기존의 도로교통망으로 이용하면서 교통체증 문제까지를 해결. 이 엄청난 스펙의 ‘공중버스’는 정말 혁신 그 자체였다. 선보이자마자 뉴욕타임스 등 전세계 언론이 혁신적인 미래의 교통수단이라며 앞다투어 보도했고, 사람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다, 가짜였다. ‘공중버스’의 실체는 혁신을 빙자한 투자 사기였다.
2. 피 한 방울의 치명적 혁신, 미국 테라노스
2003년 설립된 테라노스는 피 몇 방울로 260가지 검사를 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인 ‘에디슨’을 개발했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미국에서의 혈액검사는 간호사가 직접 채혈해야 하고, 몇 가지만 검사해도 비용이 수백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테라노스의 ‘에디슨’ 기술은 혈당체크기처럼 자신의 손가락에서 몇 방울만 따서
테라노스 본사로 보내면 각종 검사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
저렴한 가격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곧 테라노스의 기업가치는 약 10조 원으로 평가되었으며, 엘리자베스 홈즈의 자산은 5조에 달했다.
사람들은 터틀넥을 보며 여자 스티브 잡스라며,
곧 그를 넘어서는 혁신적인 인물이 될 것이라 치켜세웠다. 물론 테라노스의 기술이 진짜였다면 말이다.
안타깝게도 가짜다.
3. 창조하지도 못하고, 경제적이지 않으며, 혁신도 없는 ‘창조경제혁신센터'
허울만 좋다는 말이 이처럼 딱 들어맞을 수 있을까?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창조하지도 못하고, 경제적이지 않으며, 혁신도 찾을 수 없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의 핵심사업으로 추진된 혁신센터는 2014년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18개가 만들어졌다. 정부는 약 2,000억 원의 예산을 혁신센터에 투입하며 지역 중소기업 지원과 벤처육성의 산실로 키우고자 했지만,
지금 채 2년도 되지 않아 좌초위기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혁신 스타트업 육성은 요원하고,
믿고 입주한 애꿏은 중소기업과 벤처들만 피해 보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 기업 경영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경영컨설턴트 톰 피터스는 "멋진 실패에 상을 주고 평범한 성공을 벌하라”라고 말했다. 멋진 실패의 바탕에는 끊임없는 혁신과 지속적인 도전이 있다. 하지만 가짜는 실패라고 할 수 없다.'가짜 혁신'은 혁신을 빙자한 속임수일 뿐이며, 지금까지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온 혁신가들의 도전을 무색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짜 혁신을 막을 수 있을까? 방법은 하나, 진짜 혁신을 알아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